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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사랑밭 새벽편지- 낚시꾼 아버지
작성자 정준회 등록일 2012.11.29 09:02:16 조회수 6,647
사업이 부도난 후,
아버지는 새벽마다
낚싯대를 들고 나가신 뒤
저녁때면 얼큰하게 취해서 돌아오셨다.

나는 그런 아버지가 정말 싫었다.
어머니는 시장터에서 하루 종일 일하시는데..

아버지는 비가 오는 날에만 낚시를 가지 않으셨다.
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며
집에서 잠만 주무셨다.
어느 날 아버지는 또 낚싯대를 챙기셨다.

"오늘은 어머니 좀 도와주세요."

그러자 아버지는 껄껄 웃으셨다.
"이런 날 더 큰 고기를 잡을 수 있어."
난 너무 화가 나서 뛰쳐나가 버렸다.
어려운 생활에 어머니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
아버지가 미웠다.

그러던 어느 날,
집에 들어오는데 이웃집 아주머니가
나를 급하게 불렀다.

"빨리 병원에 가 보거라!
너희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구나."

병원으로 달려가서 이상한 말을 듣게 되었다.

"환자가 쓰러진 지 오래되었고,
동료들이 너무 늦게 발견했어요."

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.
낚싯대에는 바늘이 없었다는 것을..
사실 아버지는 낚시를 가셨던 게 아니라,
매일 새벽 인력 시장에 나가셨다.

아버지는 당신이 일일 노동자로 사는 것을
자식들이 알고 부담스러워할까 봐
날마다 바늘도 없는 낚싯대를 들었던 것이다.

- 인터넷 사연 참조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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